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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나는 조용히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 89화 번역

by homaki 202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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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私はおとなしく消え去ることにします)》 89화입니다.


 공지글에도 써놨지만 전문은 물론이고 일부라도 퍼가는 것은 무조건 금지합니다. 글의 링크를 남기는 것만 허용합니다.


 펌을 발견했을 시 번역문 작성을 그만둡니다.


원본 주소 : https://ncode.syosetu.com/n2321dc/93/

 2019/12/27 02:00 (2020/01/13 20:58 수정)




저자 : 키리에(きり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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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까만 공간에 서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눈앞에 그가 서 있었다.

여전히 인간을 초월한 아름다움.

“오랜만이구나…….”

“이리샤……. 오랜만이에요.”

왕궁에서 만난 신비한 청년 이리샤가 서 있었다.

“그래.”

“혹시 또 틈새로 오게 된 건가요?”

“아니, 다르다.”

지체없이 부정당했다. 이리샤가 나타나서 뭔가 저질렀나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마음대로 네 안에 들어갔을 뿐이다.”

“어머…….”

“이번에도 여러 가지로 큰일이었구나.”

연민이 담긴 시선을 받았다.

“그러네요.”

여러 가지로 지독한 꼴을 당한 건 사실이다. 어째서 이런 나쁜 일을 겪어야 하는 걸까.

(잠깐만?)

“어, 당신, 보고 있었어요?”

“조금.”

“조금이라니…….”

좀 도와줘도, 이렇게 생각했는데…….

“내 형편상 도울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이렇게 나타나는 것밖에 할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읽은 건지, 의견이 막혔다.

“그러고 보니 그랬네요. 저기, 가르디아 황제는 어떤 사람이에요? 그는 감각이 여러 가지로 사람을 벗어나 보이는데요.”

“조금…… 너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비슷하다?”

그건 무슨 의미일까.

“그도 마찬가지로 단편적이지만, 전생의 기억이라는 것이 있다.”

“뭐라고요!?”

“진정해라. 단, 너와 달리 이 세계의 전생이다.”

“이 세계의 전생? 그런 일이…….”

“게다가 너처럼 삶의 기억이 없다. 감정이다.”

“감정?”

“분노, 슬픔, 증오……. 부의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정할 수밖에 없지. 더욱이 타인보다 뛰어난 힘의 소유자. 제정신으로 있을 수가 없겠지…….”

가르디아 황제의 말이 떠오른다.

‘공녀님하고 있으면 나도 평범해지는 기분이 들어.’

(그래서 그렇게……)

그가 한 짓은 용서할 수 없지만, 그렇게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런가요. 그는 전생에 뭐였어요?”

그러자 그가 검지를 천천히 입술에 대고 ‘쉿’하는 포즈를 했다.

“그건 말할 수 없다.”

“……이치라는 것에 저촉되는 거군요.”

“그렇다. ……내 도움은 아직 필요 없는가?”

“……아직, 필요 없어요.”

“가르디아 제국은 전쟁을 걸어올 지도 모르는데도.”

“……그렇죠.”

내 목적은 아스테리아 왕국이 멸망하지 않도록 글렌이 가문을 잇게 하고 가출을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전쟁이 생각보다 빨리 일어나게 됐다.

“당신의 손을 잡으면 잘 풀리려나…….”

“……글쎄다.”

“분명 지금 당신의 손을 잡으면 수월하겠죠.”

“……원한다면, 속세의 모든 것을 차단해 줄 수 있다.”

이리샤는 분명 내가 괴로워하지 않도록 해주겠지.

“그래서 가지 않아요.”

나 때문에 앞당겨진 전쟁의 위기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게다가……)

‘그렇게 쉽게 ‘전쟁을 일으킨다’고 입밖으로 내는 건 무섭구나……. 내가 그리 되지 않도록 확실히 보고 있어 줘.’

그렇게 말해준 라스미아 전하를 내버려둘 수 없다. 아직 어린 글렌을 내버려둘 수 없다.

“그런가…….”

이리샤는 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네가 그것을 선택한다면, 그것을 존중하겠다.”

“고마워요, 걱정해 줘서…….”

“……네게 별다른 상처는 없는 것 같으니 이만 돌아가겠다.”

겸연쩍다는 듯이 말하고, 그의 모습은 그 순간 공간에서 사라졌다.

나도 의식이 희미해졌다.


* * *


“…….”

나는 눈을 떴을 때,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눈을 찌푸렸다.

“루카.”

찌푸린 눈앞에 루카가 있었다.

“아가씨.”

루카는 나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루카…….”

루카는 그대로 내 이마에 손을 올렸다.

“열이 내려갔네요. 팔의 상처 때문에 열이 나, 사흘 정도 잠들어 계셨어요.”

“그렇게나…….”

내가 그만큼이나 의식을 잃고 있던 것에 놀랐다.

“그러고 보니, 루카!! 고우엔은!? 라룸은!?”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두 사람은 어떻게 됐나. 고우엔이 라룸을 죽이려는 건 저지할 수 있었는데,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두 사람 다 한창 조사 중입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요.”

“살아있는 거지!?”

“아가씨가 그러길 원한다고 하셨으니까요.”

“그래, 다행이다…….”

나는 안심했다. 그런데, 이 다음에 나온 루카의 목소리가 너무 무서워서 나는 몸이 떨렸다.

“아가씨.”

“루카, 미안해. 걱정을 끼쳤어. 그리고 루카가 아버지를 불러 줬구나.”

“…….”

루카는 말이 없었다. 이게 무섭다.

조용히 서로 바라본다.

루카는 ‘하아’ 하고 한숨을 쉬었다.

“아가씨는 그때 ‘이따 보자’고 하셨죠.”

“그랬지.”

“약속을 제대로 지켜 주셨습니다. ……그러니, 화내지 않습니다.”

“루카…….”

루카는 슬픈 듯 얼굴을 찡그렸다. 왠지 울 것 같이도 보였다.

“이번 일은 아가씨가 저희를 걱정해서 많은 생각 끝에 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주인님도 자신이 확실히 하지 못했으니 아가씨가 이런 행동을 했다며 반성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화를 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말해야겠습니다. 저희는 아가씨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좀더 자신을 소중히 여겨주십시오. 돌아온다는 것은, 상처를 입고, 의식을 잃어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마지막은 간청하는 것 같았다.

“……미안해, 루카.”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말에, 간단히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었다.

“아가씨는 솔직하시네요…….”

“응?”

“거기선 거짓말이라도 ‘알았어’라고 할 부분입니다.”

“아…….”

“뭐, 저희가 못 미더우니 이렇게 된 것이겠죠. 알겠습니다, 아가씨.”

“아냐, 미덥지 않는 게……. 응?”

(뭐야, 루카. 뭘 이해한 거야……)

“제가 못 미더우니 아가씨가 의지해주지 않는 것이죠? 그렇다면, 제가 더욱 강해지겠습니다.”

“…….”

나는 루카의 얼굴을 뚫어지게 봤다. 루카의 표정은 뭔가를 결심한 그런 표정이었다.

“……루카.”

(못 미덥다니, 그런 생각은 한 적도 없는데……)

그때였다.

“누님!!”

“루셰! 무사하니? 팔 다친 곳은 아프지 않니?”

“루셰 누님!”

“깨어났냐!”

글렌, 유리, 유안 오라버니, 라스미아 전하가 들어왔다. 루카는 순식간에 벽 쪽으로 물러났다.

“모두…….”

특히 글렌은 내 허리를 꼭 껴안았다.

“걱정했다고?”

글렌이 바라보니 죄악감이 엄청나.

“미안해.”

“정말이야, 글렌은 오랫동안 기운이 없었다고? 울지는 않았지만 말이지.”

유리가 글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정말, 사흘이나 깨어나지 않다니. 역시 잠꾸러기구나, 루셰.”

유안 오라버니가 볼을 가볍게 찔렀다.

“미안해요, 유안 오라버니.”

걱정을 끼쳤으니 순순히 사과한다.

“그런 상처였으니 어쩔 수 없지만, 깨어나서 다행이야.”

라스미아 전하가 진심으로 안심했다는 얼굴로 말했다.

“걱정을 끼쳤어요. 아, 맞다. 감사인사를 하지 않았네요. 라스미아 전하. 도와주러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루, 루셰, 고개를 들어라. 이번 일은…… 신경쓰지 마. 나도 옆 나라 황제의 얼굴을 볼 수 있었으니 됐어.”

“둘 다 좋겠다. 나도 가르디아 황제를 보고 싶었어.”

유안 오라버니가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에 비해서 나와 라스미아 전하는 얼굴을 마주보고 미묘한 얼굴을 했다.

“보지 않는 편이 행복할 거다.”

“그러네요. 아무리 예뻐도…….”

(그건 좀……)

“왜 그래, 그렇게 무서운 얼굴이야?”

“무섭다고 해야 할까…… 그치.”

“얼굴은 무섭지 않고, 아니 오히려 예쁘지만, 역시 분위기는 무서워요. 성격에 결함이 있죠?”

‘결함’으로 정리할 만큼 간단하진 않지만,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하겠다. 미래영겁 만나지 않는 것을 권한다.

일단 미묘한 분위기가 됐지만, 라스미아 전하의 한 마디로 변했다.

“맞다. 나는 오늘 왕도로 돌아갈 거야.”

“어머, 돌아가시나요?”

상당히 급히 귀환한다고 생각했지만, 잘 생각해보면 제1왕자니까 어쩔 수 없을 거다.

“돌아가는 데도 시간이 걸리니까. 애초에 오래 있을 생각은 없었어. ……왕도에서 다시 만나자.”

왕도에서 다시 볼 건 뻔했으니 라스미아 전하도 인사는 간단하게 했다.

“그래요. 아, 맞다. 라스미아 전하.”

“왜?”

“아이히에게 파란 가발은 구하지 못했다고 전해 주시겠어요? 이런 일이 있었으니 분명 마을로 나갈 수 없을 거예요.”

이걸 들은 라스미아 전하는 얼굴이 굳어졌다.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도 돼. 녀석이라면 말 한 마디로 만들게 할 수 있으니까. ……아무튼 신경쓰지 마. 이번에는 파란 머리 부하를 손에 넣었지만 말야.”

그건 라룸을 말하는 거겠지.

“그러네요……. 아무래도 아이히에게 드릴 수는 없지만요.”

“그럼, 루셰. 배웅은 됐으니 푹 쉬어라.”

“네, 고맙습니다.”

그날 오후, 라스미아 전하는 리스틸 공작가를 뒤로 했다.


* * *


라스미아 전하가 떠나고 1시간 후.

방 밖에서 ‘우다다다다’ 거친 소리가 들렸다.

‘팡!!’ 하고 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부서지진 않았을까.

“루셰!!”

“루셰가 깨어났다면서!?”

“아버지!? 숙부님까지!”

아버지는 내 옆으로 와서 나를 껴안았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응.”

“미안하구나, 루셰를 불안하게 했어…….”

“……아니에요, 아버지. 아버지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요. 어쩔 수 없어요.”

“루셰…….”

“아버지는 당치않은 저의 바람을 들어주셨어요……. 정말 고마워요.”

나도 아버지를 껴안았다.

“멋대로 저택을 뛰쳐나가고 걱정을 끼쳐서 죄송해요.”

“아냐, 괜찮아……. 무사하면 됐어.”

“라룸하고 고우엔은……?”

여기에 대답한 건 숙부님이었다.

“일단, 둘 다 단단히 쥐어짜냈고, 꾸짖었어. 정말, 루셰는 참 기가 막히네.”

숙부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하지만, 솔직히 라룸을 아직 루셰의 부하로 둘 수는 없어.”

“네, 알고 있어요.”

그런데, 나를 주인이라고 했고, 나도 인정한 걸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다니 무책임한 말을 해버렸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긴 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

(뭐, 글렌하고 잘 지내 주기만 하면 다 괜찮아)

앞날이 기대된다.




역자의 말


여러분, "사흘"이 3일인 거 다들 알고 있죠?

4일은 "나흘"입니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

(초하룻날, 초이튿날, 초사흗날, 초나흗날, 초닷샛날, 초엿샛날, 초이렛날, 초여드렛날, 초아흐렛날, 초열흘날)

열하루, 열이틀, 열사흘, 열나흘, 열닷새(보름), 열엿새, 열이레, 열여드레, 열아흐레, 스무날.

스무하루, 스무이틀, 스무사흘, 스무나흘, 스무닷새, 스무엿새, 스무이레, 스무여드레, 스무아흐레, 그믐.


"달(月)"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30일까지 있습니다.

"하루~그믐"은 날을 새는 순우리말입니다.

순우리말입니다.

순우리말!


하루, 이틀, 사흘, 나흘...열흘... 이거 대중 매체에서도 많이 쓰는 단어들입니다.

당장 매일 뉴스만 봐도 보고 들을 수 있는 순우리말입니다.


"3일을 놔두고 한자를 쓰냐"는 짤을 봤는데요, 3일(三日)이 한자입니다.

좀 지난 논란(?)이지만, 본문에 사흘을 두 번이나 써서 설명질 좀 했습니다.

평소에 1루 2틀 3흘 4흘 이것만 써서 머릿속에 사흘=4흘=4일로 박혔나?


애초에 이게 논란이 될 만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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