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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私はおとなしく消え去ることにします)》 7화입니다. 계속 올릴 것인지 장담을 할 수 없으니 이점 알아두기 바랍니다.
공지글에도 써놨지만 전문은 물론이고 일부라도 퍼가는 것은 무조건 금지합니다. 글의 링크를 남기는 것만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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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04:00 (2019/10/31 21:27 수정)
저자 : 키리에(きりえ)
새 캐릭터 ‘시종’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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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셰. 오늘부터 네 시종이 될 루카다.”
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오늘은 뉴스가 있답니다.
“루셰 님. 저는 루카 가델이라 합니다. 명을 받아 오늘부터 아가씨를 모시게 됐습니다.”
그리 말하며 내 앞에서 우아하게 예를 갖춘 그는 계속 무표정이었다.
내게 시종이 생겼습니다.
“………시종?”
“그래. 이제 붙여도 될 나이니까. 사실 좀 더 일찍 소개하려고 했는데 흐지부지되어 버렸어. 글렌도 무사히 태어났고, 시기적으로도 이제 데리고 있어도 괜찮은 나이니까.”
시종… 이라니, 다른 사람의 시중을 드는 사람을 말하는 거지. 그렇다는 건 생활을 같이 할 인간으로서 중요한 것이다. 메이드들에게도 간신히 익숙해졌나 했는데, 허들이 높은 걸. 나는 이전 세상에서 서민이었으니까.
“그런가요. 루카, 잘 부탁해. 나는 루셰 리나 리스틸이야.”
뭐, 어쩔 수 없다. 어차피 8년이면 안녕이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가씨.”
“루카는 우수하단다. 루셰의 호위도 겸할 거야.”
“어머, 참 믿음직하네요.”
실화냐. 솔직히 말해서 루카는 12세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데….
“그러고 보니 루카는 몇 살이야? 나보다 많겠지.”
아무튼, 사이좋게 지낼 필요가 있다. 일단 나이부터 물어보기로 했다.
“올해로 12세가 됩니다.”
딱 맞췄네.
“그렇구나. 루카는 가령의 친척이야?”
가령의 친척을 차기의 옆에 두는 것은 꽤 있는 일이다. 그래서 그 친족인가 생각했지만.
“아니요. 저는 주인님께서 거두어 주셨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사실이다. 진짜냐, 아버지가 주운 거냐.
“거두었다고…?”
“저는 고아입니다.”
루카의 얼굴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랬구나. 내가 경솔한 말을 했어. 미안해.”
나는 사과했다. 12살짜리의 입으로 말하게 할 것이 아니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주인님이 거두어 주셔서 리스틸 가문에는 큰 은혜를 느끼고 있습니다. 아가씨가 태어났을 적, 주인님께 장래 아가씨를 섬기기 위해 정진하라는 분부를 받아, 오늘날까지 정진해 왔습니다.”
“그렇구나…. 엄청 노력했구나.”
그가 나타났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했다는 것이겠지. 아버지는 맹한 구석이 꽤 있지만, 저래도 사람에게는 엄격하다. 그것보다 아버지, 내가 태어날 때라면 루카는 8살이잖아. 8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한 거야.
“아가씨가 정원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언젠가 아가씨의 뒤를 따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노력해 왔습니다.”
루카여, 그렇게 오래전부터 저택에 있었는가. 나는 전혀 몰랐다네.
“고마워, 루카.”
내 알맹이가 이럴지라도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 노력해 왔다면 감사의 말을 해야겠지. 그리고 8년 후에는 없어질 테지만.
“…….”
그러자 루카는 무표정인 채로 굳었다. 눈 앞에 손을 흔들어도 전혀 반응이 없다.
“루카? 루~카!!”
“네! …헛, 죄송합니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를 섬기게 되어 행복합니다.”
응, 고마워 루카. 하지만 조금 부끄러우니까 너무 말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어. 이래서 잘생긴 녀석은.
“후후… 루카, 귀엽지 않아?”
그 후 남동생 글렌의 방에 와 있다. 글렌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조금이라도 친해질 수 있도록 루카를 글렌에게 데려오기로 했다. 표정이 조금은 변할지도 모르고.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글렌이 만져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됐다. 솔직히 다행이었다. 이 힘은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이기도 해서 곤란하다.
“네….”
루카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이렇게 귀여운데 표정조차 변하지 않다니….
글렌은 지금 내 품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다. 정말로 귀여워. 천사잖아.
“루카도 한 번 안아 봐.”
글렌을 루카에게 내밀었다.
“아니요, 사양하겠습니다. 송구합니다.”
그러자 즉답으로 거부당했다. 게다가 한 걸음 물러섰다.
“괜찮아. 잘 자고 있으니까 울거나 하지 않아.”
글렌은 새근새근 자고 있다. 평소에는 매우 칭얼거린다나, 메이드가 말했었다.
“그건 아가씨라서 그런 것입니다. 갓난아기는 분위기에 민감해서 모르는 사람이 만지면 깜짝 놀라 버립니다.”
그런 건가? 루카를 보니 왠지 안절부절못하고 시선도 불안하다.
“루카……. 혹시… 아기가 어색해?”
“그런 것이 아닙니다.”
또다시 즉답이다. 수상해.
하지만 너무나도 싫어해서 그만 뒀다. 뭐, 혹시 안았는데 울어 버리면 충격을 받겠지. 어쩔 수 없나.
글렌에게 시선을 돌린다.
“흐흐흐….”
위험해, 이상한 소리가 나왔어.
부드러운 볼을 쿡쿡 찌른다. 몇 번이고 말하지. 귀여워.
“아가씨는 글렌 님을 정말 좋아하시네요.”
루카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치만, 정말 귀여운 걸. 봐, 천사같잖아.”
루카를 향해 얼굴을 보여 줬다.
“…그렇군요. 하지만 아가씨도 천사같았어요.”
시원스레 말해서 처음에는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응?”
루카의 무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가,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에게 시종이 되라는 말을 들었으니 만났던 건 당연한가. 그런데….
왠지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게 느껴진다.
어째서 이 애는 아까부터 부끄러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까.
장본인인 루카는 ‘?’를 띄운 얼굴을 하고 있다.
아~ 정말~. 이러니까 곤란해.
“루카, 그런 부끄러운 말은 하지 말아 줘.”
“하지만 사실입니다. 아가씨.”
그러니까, 진지하게 말하지 마! 갸웃거리지 마!!
나는 루카의 언어를 교정하기로 맹세했다. 매번 이런 말을 들으면 버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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