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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私はおとなしく消え去ることにします)》 9화입니다. 계속 올릴 것인지 장담을 할 수 없으니 이점 알아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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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3 03:00 (2018/07/03 21:11 수정)
저자 : 키리에(きり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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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은 언제나 붉은색투성이에 시체가 있었다.
내게 이름은 없이 언제나 번호로 불리고 있었다. 부모의 얼굴은 모른다고 해야 할까,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갓난아기 때 팔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부터 네 이름은 루카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번호 이외의 것이 부여됐다. 그것을 부여해 준 것은 자신이 죽이려고 했던 아이의 아버지였다.
“그 목숨을 바쳐서 네가 그 아이를 지켜라.”
그 아이에게 원한은 없었다. 그저 명령이었으니까 아직 눈도 뜨지 않은 작은 아기를 죽이려고 했다. 이유는 몰랐다. 알 필요가 없었으니까.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저택에 잠입했다. 너무 쉽게 들어가서 이게 전쟁공작 가문의 집이라고 생각하니 맥이 빠졌다. 그러나 그 생각이 물렀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4개의 무시무시한 살기가 자신을 덮쳤다. 모든 살기가 너무나도 날카로워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아, 이거 죽겠네, 이렇게 생각했다.
어찌되든 좋았다. 살아갈 의미 같은 건 없었다. 자신은 쓰레기와 다름없던 것이다.
붙잡혀서 살해당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붙잡혀서 저택의 주인 앞으로 연행됐다. 죽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의식이 끊어지는 일은 없었다.
‘지켜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너 바보냐?’며 나도 모르게 말해버릴 정도로 정말로 의미를 몰랐다. 바로 머리를 맞았지만.
“만져 봐라.”
살기를 내뿜고 있던 한 명, 아마도 리스틸 공작이라는 남자에게 끌려온 곳은 목표의 방이었다. 한 명의 아름다운 여성이 천에 싸인 아기를 안고 서 있었다. 이 사람이 아기의 모친인 여주인인가.
뭘 시키나 했는데, 모친의 품에서 새근새근 자는 아기를 자신에게 내밀었다. 새근새근 잘 자고 있다. 이런 아이를 죽이라고 의뢰한 사람은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한 것일까. 아니, 이 살기가 충만한 저택에 있는데 울지도 않는 시점에서 이 아기는 충분히 비정상적이며 두려워해야 할 존재일지도 모른다.
의미를 몰라 손을 뻗을 수 없었다. 여성의 얼굴을 본다.
“괜찮아.”
싱긋 웃으며 내밀고 있다. 아니, 이상하지 않나, 당신의 딸을 죽이려고 했다고. 어째서 그런 인간에게 넘길 수 있는 거야. 그렇게 말해도 싱긋싱긋 웃으며 ‘죽이지 못했잖아’라며 억지로 넘겨 받았다.
“이봐.”
처음으로 들어 본 아기는 자신도 모르게 찌부러뜨릴 것 같을 정도로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매우 따뜻했다. 어찌해야 할지 전혀,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거기에 부부는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아기가 눈을 떴다.
모르는 사람에게 안겨 있으면 분명히 울 것이다.
“어이, 울어!”
바로 되돌려 주려고 했지만 쿡쿡 웃을 뿐.
“아―.”
자신의 품에서 목소리가 들려서 움찔했다.
흠칫하며 보니, 크고 동그란 눈을 한 아기가 방긋 웃는 것이다.
두근.
심장이 뛰는 것을 알았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격하게 뛴다.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없었다. 얼굴이 새빨개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리 사람을 죽이고 피를 뒤집어써도 이렇게 심장소리가 들린 적이 지금까지 없었는데. 이렇게 얼굴이 달아오른 적도 없었는데.
“호오, 네가 마음에 들었나 보구나.”
“그런 것 같네.”
그때부터 저 아이에게 접근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다. 멀리서 보는 것만 허락되는 정도였다.
볼 때마다 자라는 저 아이의 곁에 있고 싶다. 그렇게 자신의 의지로 생각한 것이 언제였는지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다.
“아가씨.”
주인님은 자신이 암살자인 것은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언젠가 말하려고 한다. 만약 그때 미움을 사거나, 시종을 그만두라는 말을 들어도 상관없다. 음지에서 계속 지킬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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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19일 06시 11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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