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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私はおとなしく消え去ることにします)》 12화입니다. 계속 올릴 것인지 장담을 할 수 없으니 이점 알아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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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3 03:00 (2019/10/31 21:27 수정)
저자 : 키리에(きりえ)
아버지는 잔걱정이 많은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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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없습니다. 아무데도 안 계십니다!!”
부하들에게서 비통한 외침이 들려왔다.
어이쿠,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신경쓰지 말아 줘. 지금 나는 아스테리아 왕국의 왕성에서 근위기사를 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왕족을 지키는 호위다. 그리고 나는 이 시간 황공하게도 국왕폐하를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 국왕은 멋진 인물이다. 혈통과 상관없이 실력주의를 내세우는 사람이라, 나같이 밑바닥 귀족이 명예로운 기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그 분 덕분이다. 현재 기사단에는 평민이나 나와 같은 하급귀족이 많다. 상급귀족도 있지만 돼먹지 못한 놈은 없다. 전부 쫓아 냈으니까.
이야기를 돌리자면, 내게는 존경하는 무인이 있다. 그건 왕의 검 일족인 리스틸 가문 당주 대리 아돌프 원수(元帥)다. 엄격하지만 결코 불합리한 행동은 하지 않고 모두 평등하게 대하는 존경할 만한 분이다.
그 두 분은 어렸을 적부터 사이가 좋고, 왕과 신하가 아닌 친구로서 자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었다. 서로가 신뢰하는 사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이 나라에 모든 것을 바치자, 이렇게 결심한 기사들도 많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철회하고 싶어졌다.
나는 왕의 집무실 문 앞에 서 있다. 현 왕은 어느 쪽이냐면 부드러운 분위기지만, 결코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전에 기사단 사람을 웃는 얼굴로 날려 버린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실력은 확실하다.
지금 그 집무실에서 음산한 공기가 흐르고 있다. 이상하네, 어째서 거무칙칙한 것이 보이는 것일까.
진심으로 들어가기 싫다.
그리고 떠올린다.
사이가 좋다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이지만… 두 사람은 그 이상으로 자주 다투고 있었다는 것을.
“……좋아.”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각오를 다졌다. 이 나라를 위해서 나는 이 문을 지나야만 한다.
그런 모습을 동료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 줘. 어이, 거기 기도하지마. 아직 죽지 않았어. 그리고 각오를 다진 내 모습을 보고 있던 어떤 인물이 나를 터무니없는 지위로 올려 놓은 것은 그리 멀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런 건 지금의 나는 알 길이 없다. 보고 있었다면 도와 달라고!!
똑똑.
“실례합니다!! 근위기사, 들어갑니다!!”
“……윽!!”
비명을 지르지 않은 나를 누가 좀 칭찬해줘라.
거기에는 한 명의 남자가 있었지만 여유가 넘치는 폐하가 아니라, 왕의 검인 리스틸 가문의 원수 아돌프다.
존경할 만한 무인이자 내 목표이기도 한 아돌프 원수는 귀신의 자식이라며 타국에서 두려워하고 있지만, 더이상 귀신의 자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훌륭한 귀신이다!!
“찾았나?”
그 목소리는 고요하다.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다.
“아닙니다!! 기사단이 전력으로 수색했지만, 왕궁내에는 이미 안 계신 것으로 보이며! 왕비님도 모르신다 하셨습니다!!”
“……또, 재상과 왕비님의 위에 구멍이 생기….”
“단지… 그….”
여기부터가 내 고비다.
“뭐지.”
번뜩이는 날카로운 눈이 나를 향한다. 무서워, 너무 무서워. 그렇지만, 반드시 해야 할 말이 있다. 각오를 다지고 입을 열었다.
“라스미아 전하께서 리스틸 가문 본가에 가신 것 같습니다!!” “므어라고오!! 그 새끼가… 아니지, 왕자가!? 대체 무슨 짓거리야! …아니, 그건 됐어, 좋지 않지만… 아아 젠장! …그래서? 그게 무슨 관계가 있지?”
나는 지금 ‘새끼가’ 부분은 들은 적이 없는 것이다. 무덤까지 안고 갈 것이며, 결코 반 리스틸 녀석들에게 누설하거나 그러지 않을 것이다.
“왕자님의 호위가 조금 전 울면서 왔습니다.”
얼굴이 새파랗게 되어 당장이라도 자결할 것 같아서 모두가 말렸다.
“혼자 가도록 한 것이냐!?”
“아닙니다!!!! 그게, 그…….”
나는 말을 머뭇거렸다. 말하고 싶지 않아, 정말로 말하고 싶지 않아. ……도망가고 싶어.
아버지, 어머니, 제게 힘을 주세요!!
“설마….”
“설마입니다.”
아돌프 원수의 안색이 단숨에 흐려졌다.
그 다음 순간에 일어난 일을 나는 평생, 그야말로 죽을 때까지 잊지 않았다.
“당장 모시고 와!!! 출격―――――!!!!!!!”
나는 기사탑에 들어간 순간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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