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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私はおとなしく消え去ることにします)》 32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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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0 22:46 (2017/08/29 22:22 수정)
저자 : 키리에(きり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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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루셰가, 루셰가 집에 돌아와도 없다니.”
어째서인지 아버지가 울고 있다.
“저기요, 아버지. 3일 있다가 돌아온다구요?”
듣자 하니, 일이 끝나고 돌아와도 내가 없는 것이 싫은가 보다. 3일 후에 돌아온다니까. 그것보다, 성에서 만나잖아!! 그 옆에는 글렌까지 뚱하고 있다.
“누님, 빨리 돌아와야 돼.”
“3일 후에 올게.”
아아, 이 아이도 같이 가면 좋겠지만, 역시 그렇게까지 할 수 없을 것 같다.
“얌전히 있어야 돼. 메이드들을 곤란하게 하면 안돼.”
이 아이가 울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메이드들에게 가르쳐주고, 각 방에 두었다. 여차하면 할머니를 소환한다.
나는 상당히 걱정됐지만, 모두에게 배웅을 받으며 리스틸 저택을 떠났다.
“아버지는 정말….”
그저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 될 정도로 멋진데 말이야… 저래서야 못쓰겠어. 나는 투덜거리며 울고 있던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다.
“주인님은 루셰 님을 정말 좋아하시니까요.”
루카는 글렌의 기분이 나빠서 그런지, 마차 옆 글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다. 나는 원망스럽게 루카를 봤다.
“루카는 도망갔구나.”
“면목없습니다. 루셰 님은 후궁에 묵게 되니, 주인님이라도 간단히 들어갈 수 없어요. 그래서 그렇게 슬퍼하신 거예요.”
엄청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어쩔 수 없지, 넘어가자.
…후궁의 여주인은 현 왕비다. 왕비는 아버지를 신뢰하고 계신 것 같아서 허가는 간단히 떨어지겠지만, 역시 왕의 비가 있는 장소에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 같다. 행여 아무 일이 없더라도. 귀족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그러고보니 왕비님을 뵙게 되네. 어떤 분일까.”
그때는 결국 만나지 못했다. 폐하의 유일한 비이며, 폐하 자신이 원해서 후궁으로 불렀다는 여성이다. 대체 어떤 분일까, 어쩐지 기대가 된다.
“그렇군요…. 후작가 출신이며, 폐하 자신이 원한 분으로 유명하지요. 그 이외는 저도 잘 모릅니다만….”
“뭐, 왕비님에 대해 그렇게 간단히 안다면 큰일이지.”
으음, 무서운 분이 아니길 바라자. 예의범절은 문제가 없다고 해도 긴장은 된다.
“아가씨. 결국 후궁의 유령을 찾으러 가시나요?”
아―. 그러고보니 목적은 그거였지. 도깨비집 같은 것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드물게 흥미를 갖게 돼서 해보자는 말을 했지만… 어떨까. 그때는 어째서인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었지.
“아이히 님이 기억한다면 해야지. …하지만 정말로 유령이 있을까? 어떻게 생각해?”
“그렇군요. 있다고 하지 않겠지만, 없다고 할 만한 근거도 없습니다. 실제로 정령도 어떤 의미로 유령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단, 후궁은 왕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 비들의 원념이 떠돈다는 것 같으니, 저주받지 않도록 하죠.”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농담인지 모를 얼굴로 말해서 나는 미묘한 기분이 됐다. 여기는 판타지 세계니까… 선입견일지도 모르지만, 있어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들지.
후궁 정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머, 아이히 님이 마중나오셨네…. 어라? 라스미아 님도 계셔…. 저 사람 한가한가.”
제1왕자 정도면 할 일이 꽤나 많을 텐데, 어째서 그가 있는 걸까.
“커흑.”
옆에 앉아 있는 루카한테 이상한 소리가 나왔다. 왜 그러지, 사레들렸나.
“왜 그래, 루카. 괜찮아? 코피?”
루카는 입가를 누르고 있었다.
“실례했습니다. 괜찮아요. …그러네요, 왕자전하는 여동생을 소중히 여기시니 같이 온 것이겠죠.”
아아, 그건 납득된다. 시스콘 녀석이지. 본인에게 말한다면 불명예스럽겠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소중히 여기는 것 같으니 말이지.”
“…둔해요.”
“무슨 말 했니?”
“아니요, 아가씨.”
루카는 평소의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마차가 정문 앞에 멈췄다. 나는 루카의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렸다.
“루셰. 잘 왔어요.”
“안녕하셨어요, 아이히.”
지금은 드레스를 제대로 입은 모습이다. 우와, 귀여워.
“라스미아 님도 일부러 마중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 내친김이다.”
무슨 내친김이냐. 라스미아는 그대로 시선을 루카에게 옮겼다.
“너, 빈 시간에는 언제든 좋으니 훈련장으로 와.”
아아, 그러고보니 루카와 겨뤄보고 싶다고 했었지. 나는 루카를 쳐다봤다. 루카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곤란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저는 루셰 님의 시종이라서….”
드물게 말을 흐린다. 내게 거절해달라는 느낌이 들지만, 나는 나대로 왕자의 부탁을 자르는 것도 어떨까 생각한다.
“루카.”
나는 루카가 몸을 살짝 굽히도록 옷자락을 잡았다.
“눈에 띄는 거 싫어?”
슬쩍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루카에게 겨루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다.
“그러네요…. 저는 시종이니까요.”
루카의 눈이 죽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이다, 기분 탓이 틀림없다. 표정은 없는 걸.
“라스미아 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해주실 수 있을까요?”
루카가 눈에 띄지 않게 해주는 것은 중요하겠지.
“알고 있어.”
“루카는 봐주지 않을 거예요.”
일부러 져주는 것도 하지 않는다. 전력으로 때려눕힌다. 그런 의미를 담았다.
“당연하다. 진심으로 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어. 나는 강해져야 하니까.”
아이같지만 이런 점은 확실히 선을 그어서 좋은 것 같다. 그는 분명 좋은 왕이 될 수 있다.
“그러시다는데, 루카.”
루카의 눈이 죽어 있었지만, 이래 봬도 나는 네가 눈에 띄지 않도록 힘냈다구. 칭찬받고 싶을 정도야.
“잠깐, 오라버니!!”
자신을 무시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재미없었는지 아이히 님이 끼어들었다.
“제가 루셰 님을 부른 거라구요! 가로채지 말아주세요!”
귀여운 얼굴이 볼을 부풀리고 있다.
“그래, 알고 있어. 그렇게 화내지마.”
“가요, 루셰! 방으로 안내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팔을 끌어당겼다. 루카는 짐을 왕궁 메이드들과 옮기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요슈아 님이 오지 않으셨네요.”
아이히의 시종으로 항상 뒤에 붙어있는 요슈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요슈아는 오늘 학원에 갔어요.”
아아, 그러고보니 그도 검은 머리였구나. 혹시 그는 유괴에 대해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역시, 학원에도 다니는 군요.”
“그래요, 수업 등은 왕궁에서 대부분 하고 있지만, 시험 같은 건 그곳에서 보는 것 같아요. 시끄럽지 않으니까 상쾌해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어딘가 외로워 보였다. 이런이런, 솔직하지 않네.
“하지만, 큰일이네요. 친구 같은 것도 만들기 힘들겠죠.”
“그래도 백작 가문의 차남인 걸요. 사람은 다가와요. 파티 같은 곳에서도 친하게 지낼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아요. 내 가장 측근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머리카락이 검은 걸요.”
헤에, 요슈아는 백작 가문 차남인가. 확실히 왕녀에게 붙어있으니 그에 걸맞는 신분을 가진 건 당연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검은 머리라는 것을 왕녀가 말했다는 것에 놀랐다. 알고 있었던 건가.
“검은 머리라면 역시 접근하는 사람이 있나요?”
“장래 마술사로서 지위는 확정이니까요. 거두고 싶어하는 녀석은 잔뜩 있어요.”
그러자 뭔가 떠올린 것일까 갑자기 아이히의 기분이 나빠졌다.
“기분이 나쁘네요.”
“’그놈을 내놔’라고 했던 녀석이 떠올랐어요. …그러고보니 최근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요슈아가 예민해졌어요. 좀 이상할 때도 있었고….”
역시 아이히는 요슈아를 좋아하구나 생각했다. 의외로 이대로 약혼자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억측을 했다. 그런데 예민하다고….
“그래요…. 그럼, 돌아오면 물어보는 것은 어때요?”
나도 넌지시 물어보자. ‘최근 동급생이 없어지지 않았어?’ 라고.
“그러고보니 유령은 어때요? 해결했어요?”
나는 이번에 묵게 된 이유가 됐던 것에 대해 물어봤다.
“그게, 얼마전에도 나왔다는 것 같아요.”
“네?”
“이번에는 아이 유령이에요. 더구나 몇 명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는 것 같아요.”
“누가 봤어요?”
“네, 나이가 있는 메이드들이요. 역시 무서우니 이제 그 근처는 아무도 가지 않아요.”
그거, 위험하지 않아?
“…갈 건가요?”
“당연하죠! 유령은 있어요!!”
평소라면 무서워할 부분인데, 어째서 그렇게 눈을 반짝이고 있는 건가요. 역시 이 왕녀님은 별난 것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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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말
오랜만에 티스토리 로그인을 해서 보니 최근 방문수가 갑자기 폭발해서 놀랐습니다. 어디 방문자가 많은 사이트에 링크가 올라갔나...;
2020년 07월 30일.
요슈아 집안의 작위를 "후작"에서 "백작"으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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