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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나는 조용히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 34화 번역

by homaki 2020.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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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私はおとなしく消え去ることにします)》 34화입니다.


 공지글에도 써놨지만 전문은 물론이고 일부라도 퍼가는 것은 무조건 금지합니다. 글의 링크를 남기는 것만 허용합니다.


 펌을 발견했을 시 번역문 작성을 그만둡니다.


원본 주소 : https://ncode.syosetu.com/n2321dc/36/

 2016/06/05 02:00 (2019/11/04 22:00 수정)




저자 : 키리에(きりえ)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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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슈아! 루카!”

내 시야에 두 사람의 등이 비쳤다.

“루카….”

내 앞으로 쓱 끼어든 것은 루카와 요슈아였다.


“아가씨, 이쪽으로 오십시오.”

루카에게 재촉받아 나와 아이히 님은 반대편으로 끌려갔다. 잠깐 뒤를 보니 요슈아가 후작과 뭔가 말하고 있었다.

“저기, 요슈아가.”

요슈아는 백작가 사람이지만, 후작보다는 지위가 낮다. 오히려 노여움을 사게 될지도 모른다.

“괜찮아요. 저 분의 집안은 백작가지만, 어느 후작 따위보다 힘이 있는 집안이니까요. …그것보다 아가씨.”

루카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췄다.

“저 후작에게 무슨 말을 들었나요?”

“…….”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신경쓸 일은 없지만.

“아가씨, 상냥한 당신이 그토록 화가 난 거예요. 어지간히 심한 말을 들었겠지요.”

루카는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

“아가씨. 저는 아가씨의 시종입니다. 아가씨가 슬퍼할 만한 것은 모두 없애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원한다면, 주인님께 말씀드려 공작의 힘을 써서 쳐부숴 버리죠.”

“그, 그건 안돼.”

별로 이 일을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말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루카는 분명 부모님에게 말하겠지.


“루셰, 할아버지에게 무슨 말을 들었어요?”

지금까지 우리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아이히도 다가왔다. 이거 난처하다.



“……천한 여자의 피를 이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나는 망설인 끝에 말하기로 했다. 그 순간 루카를 맴도는 분위기가 무서워졌다. 당장에라도 후작을 죽일 것 같은 눈을 하고 있다. 루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많이 존경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아이히 님도 화내고 있는 것 같았다.

“루카, 아이히, 괜찮아요. 천한 피를 잇고 있다는 말을 들어도 저는 별로 상처받지 않아요. 어머니는 멋진 사람인 걸요. 저는 어머니가 어머니라서 매우 자랑스러워요. 게다가 고귀한 피도 천한 피도 없고,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인 걸요.”

전생의 어머니와는 조금 다르지만, 나로서는 또 한 사람의 멋진 어머니다. 내 안에는 신분제도 따위는 없고.


“아가씨….”

“하지만, 어머니를 나쁘게 말하는 건 참을 수 없어요. 아이히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런 것보다 어머니가 훨씬 멋져요. 조금 화났어요.”

“네, 맞습니다. …급습할까.”

안 들려. 방금 건 안 들렸어.

“내 조부가 어처구니없는 말을 했네요. 정말로 미안해요.”

아이히가 미안해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아이히 탓이 아니니 고개를 들어요.”

나는 아이히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들게 했다. 그녀의 탓은 아니다.


“그럼, 다시 기운을 내서 왕비님께 인사드리러 가죠.”




“긴장이고 뭐고 전부 날아갔어요.”

그 후작 덕분이라고 해야 하나, 전혀 긴장되지 않는다.

“원래부터 긴장할 필요도 없어요. 아, 그래도”

아이히가 씩 웃었다. 이 표정은 위험할지도 몰라.

“조금 놀랄지도 몰라요.”

“응?”

무슨 의미냐 그건. 아이히 님도 엉뚱했지만, 그건 왕비님의 피인가.

이 왕가의 여성은 평범이라는 말에서 너무 동떨어진 것이 아닐까. 응? 뭐지 이번에는 리우 카니발* 모습이라도 하고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

“…….”

“괜찮아요.”

아이히의 ‘괜찮다’를 전혀 신용할 수 없는 건 왜일까.


그리고 왕비가 지내는 저택 앞까지 왔다.

“어머니, 아이히예요. 루셰 양을 데리고 왔어요.”

“들어오세요.”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다. 끼익 문이 열린다.





방 안은 심플하지만, 품위가 있는 가구가 놓여 있다. 주인의 취미는 분명 좋을 것이다.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게 의자가 정원을 향해 놓여 있다. 그 의자에서 한 인물이 일어섰다. 뒷모습이지만 분명 왕비님이 틀림없다. 빙글 뒤돌아봤다.


“……….”

나는 한순간 굳었다. 어… 왕비님?


누구라도 당연하게 쫄 것이다..


그게 왕비님…… 노멘**을 쓰고 계신다. 어째서 노멘? 무슨 초이스야. 아니, 애초에 노멘이 이 나라의 문화에 있어? 어라 일본문화지. 저 탈을 만든 사람이 엄청 신경쓰인다. 그리고 어째서 그런 탈을 선택한 거야.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빙글빙글 돌아다니고 있다.


“저, 저기….”


그러나, 내 당황과 상관없이

“처음 뵙겠습니다, 리스틸 가의 아가씨. 내가 아스테리아 왕국 왕비 트리시아예요. 오늘 우리집에 온 것을 환영해요.”

그렇게 말하고 아마 미소를 지었겠지. 감이지만. 인사를 받으면 답하는 수밖에 없지. 나는 숙녀, 냉정히, 냉정하자. 상대가 설령 노멘을 썼어도 왕비님. 이 나라에서 가장 고귀한 사람. 진정해라 나.

“처음 만나 뵙겠습니다. 루셰 리나 리스틸입니다. 오늘 후궁에 체재하는 것을 허가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말했다. 잘 해냈다. 이제 나는 평생 놀랄 일은 없을 것이다. 노멘에 대해 말을 꺼내도 좋을지 모르겠다.

“아이히와 친구가 되어 줘서 고맙구나.”

말하고 있는 건 어머님이지만, 아무래도 노멘을 쓰고 있어서 짐작할 수가 없다. 하지만 분명 다정한 표정을 하고 있겠지. 감이지만.

“아닙니다, 마음이 맞았습니다.”

“어머니, 그 기분 나쁜 탈을 벗는 건 어때요? 루셰가 곤란해하고 있어요.”

아이히, 기분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직설적으로 기분 나쁜 탈이라고 하지 말아줘.

“아버지도 좀더 귀여운 탈을 주셨으면 좋겠는데.”

나는 경악했다.

“네? 폐하께서…?”

설마 폐하!? 이 탈은 폐하가 준 것 같다. 이해할 수 없다. 더 귀여운 게 있잖아!!

“그래. 무섭겠구나.”

“으응. …밤에 봤다면 깜짝 놀랄지도.”

나는 다시 한 번 왕비님의 얼굴, 노멘을 봤다. 무표정. 응, 무섭다. 눈이 죽은 물고기.

애초에 어째서 왕비님은 얼굴을 숨기고 계신 것일까. 물어봐도 괜찮은 걸까.

“어머니, 루셰가 이상하게 보고 있어요.”

“왕비님의 면부***는 아무도 모르나요?”

만약 그렇다면, 일부러 보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보이기 싫다면 어쩔 수 없고. 누구라도 숨기고 싶은 것이 하나는 있다.

“식전 같은 때라면 벗고 계셔요.”

왜 쓰고 있는 거야. 보통 밖에 나갈 때 숨기고 싶은 것이 아닌가.

“아이히, 그렇게 억지로….”

신경은 쓰이지만 그렇게까지 억지로 보고 싶은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보여주기 싫은 것이 한두가지는 있다.

“그렇구나. ……아이가 신경쓰게 하는 건 안 되겠지.”

지잉, 정신적으로 뭔가 무거워지는 것 같다.

정신연령적으로는 조금밖에 변하지 않았으니까. 내 정신연령은 23세 정도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달관한 기분이 든다. 그게 말이지….



그러는 사이에 왕비님의 손이 뒤에 있는 매듭에 걸렸다.



꿀꺽.




“……….”

내 표정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곳에 있는 얼굴은 특별히 이상한 얼굴을 아니었다. 오히려 단정한 부류다.


그저… 얼굴에는 오른쪽 눈 위부터 코 왼쪽의 눈 아래에 걸쳐 칼자국과 같은 것이 있었을 뿐이다. 그것뿐.

내 리액션이 없는 것에 놀란 것인지 고개를 갸웃했다.



“이 상처를 보고도 무섭지 않니?”

아니, 별로. 그보다 할아버지의 얼굴이 더 무서운데요.

“더 무서운 분이 가까이에 계셔서, 특별히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괜찮으니 노… 가면을 쓰세요.”

이런, 노멘이라고 할 뻔했다. 하지만, 얼굴에 상처인가, 귀족의 아가씨, 왕비로서도 치명적이라고 해도 좋겠지. 숨기고 싶은 것도 이해하지만, 어째서 그 탈을 선택한 거야.

그리고 당신은 왜 그런 상처를 입은 건가요.


내가 가면을 신경쓰는 것에 눈치를 챘는지 왕비님은 대답해줬다.

“이 탈은 폐하가 주신 거란다.”

“폐하께서…?”

이봐, 무엇 때문에 노멘을 고른 거냐고. 내 마음속에서 태클을 걸었다.

“후후, 이상한 탈이지.”

“아, 아니요. 그렇지는….”

“그치만 이것을 쓰면 아이들이 모두 울었어.”

그건 그렇다. 무서운 걸. 그런 얼굴로 달래면 당연히 울겠지.

“가면이 아닌 왕비님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그런 거예요.”

그 탈을 쓴 후라면, 왕비님의 얼굴의 상처가 사소한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설마, 그 폐하는 그것을 노린 건가.


“……당신의 아버님과 같은 말을 하는구나.”


“아버지를….”

그야 알고 있겠지. 왕비님이니까.


“알고 있단다. 당신의 부모님에겐 매우 신세를 졌어. 어머님과는 가끔 만나고 있어.”

그건 처음 듣는다. 어머니는 왕비님과 사이가 좋았나.


“루셰 공녀. 오늘 온 것을 환영해요. 놀러 와줘서 고맙구나.”

왕비님은 그렇게 말하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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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말

* “리우 카니발”은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입니다.


** “노멘”은 일본 전통예능 “노가쿠(能楽)”에서, 좀더 자세히 쓰자면 가면극인 “노(能)”에서 사용하는 가면입니다.

번역문은 노멘, 탈, 가면 이렇게 세 단어를 사용했는데, 원문은 “能面(노멘)”, “お面(오멘/탈)”, “仮面(카멘/가면)”으로 나와 있어 단어를 구분하여 사용했습니다.


*** “면부”는 왕 이외의 왕족의 얼굴을 말할 때 사용합니다. 왕의 얼굴은 사극에서 많이 들어봤을 “용안”이라고 합니다. 원문은 “御顔(어안)”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2020년 07월 30일.

32화에서 요슈아 집안의 작위를 "후작"에서 "백작"으로 변경했죠.

변경한 이유가 이번편 내용 때문입니다.

32화 원문을 보면 "ヨシュアは侯爵家次男(요슈아는 후작가 차남)" 이렇게 후작(侯爵)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34화 원문을 보면 "ヨシュアは伯爵家の人間(요슈아는 백작가 사람)" 이렇게 백작(伯爵)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부분을 추가하는 지금도 32화, 34화 원문의 작위가 다르게 표기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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