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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나는 조용히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 71화 번역

by homaki 2020.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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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私はおとなしく消え去ることにします)》 71화입니다.


 공지글에도 써놨지만 전문은 물론이고 일부라도 퍼가는 것은 무조건 금지합니다. 글의 링크를 남기는 것만 허용합니다.


 펌을 발견했을 시 번역문 작성을 그만둡니다.


원본 주소 : https://ncode.syosetu.com/n2321dc/75/

 2019/11/01 03:00 (2019/12/03 17:23 수정)




저자 : 키리에(きり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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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저는 루셰 리나 리스틸이에요. 저는 지금 무척 지쳤어요.

라룸에 의하면 제국 귀족은 제국령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이 성에 머물게 할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내 안에서는 가르디아 황제와의 혼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뭔가 말씀을 해 주실까 싶었는데 아무 말씀이 없다. 이것이 더욱더 온갖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후우…….”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혼인 문제로 머리가 아프지만, 지금은 역시…….

“아가씨?”

루카가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다.

“응?”

“피곤하신 것 같은데 괜찮습니까?”

“그래……. 빳빳하게 땋은 머리가 아파.”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

루카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딱 잘라 말하네……. 뭐, 어쩔 수 없지.”

나는 지금 파티장에 있다. 나와 글렌의 첫 인사를 겸해서 리스틸령의 영주들과 귀족들을 불렀다.

지금 내 모습은 그야말로 공주님과 같은 모습이다.

머리는 땋아 올려서 오른쪽에는 커다란 연분홍색 꽃을 달았다. 거기에 큰 알갱이 장식이 어깨까지 늘어져 있다. 엷은 하늘색 드레스는 평소보다 레이스가 많이 달려 있고, 부채까지 들고 있었다. 이만큼 덕지덕지 붙여 놓아도 품위가 떨어지지 않는 걸 보니 역시 메이드들이다.

글렌도 아버지도 나를 본 순간 눈을 빛내며 나를 안아 올렸다.

“꺄아!!”

“아아!! 루셰!! 어쩜 이리 예쁘니!! 역시 내 딸!!!!”

아버지, 목소리를 조금 낮춰 주세요.

“누님. 엄청 예뻐요!!”

“응. 고마워, 글렌.”

하지만 아버지에게 안긴 이 상황에서는 엄청나게 부끄럽다.

“글렌도 엄청 멋져.”

글렌은 파란색을 바탕으로 한 차림을 하고 있는데, 정말로 귀엽다.

아버지는 “주인님, 머리 모양이 망가집니다.”라는 말을 듣고 간신히 나를 내려 놨다.

“미안하구나, 루셰. 예뻐서 그만. 자, 둘 다 가볼까.”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면서 나와 글렌의 손을 잡고 호사스러운 문을 빠져나갔다.

눈앞에는 눈부시게 화려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과 호화로운 집물이 있었다.

나는 압도당했다.

(우와, 예쁘다……)

이미 이런 말 밖에 안 나온다.

그대로 커다란 홀의 무대로 따라갔다.

무대 쪽을 보고 오른쪽부터 나, 아버지, 글렌 순으로 섰다.

어쨌든 첫 인사이기 때문에 나와 글렌은 아버지 옆에서 귀족님들의 인사를 끝없이 받는 처지가 될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말은 그렇지만, 아버지는 상당히 간략히 끝나게 해 준 것 같다.

어쨌든 첫 인사가.

“오늘밤, 리스틸 공작가 장녀 루셰 리나 리스틸과 장남 글렌 레오 리스틸의 첫 인사에 찾아와 줘서 대단히 감사한다.”

나는 일제히 꽂히는 시선에 기가 죽을 것 같았지만 표정은 바꾸지 않고 미소를 보냈다. 그들의 시선은 가지각색이다. 쓸 만한가, 그렇지 않은가, 값을 매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어린애를 보고 잘도 값어치를 매길 수 있구나……)

걱정이 돼서 글렌을 슬쩍 봤다. 글렌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야무지게 앞을 보고 있다.

“더이상은 귀찮으니 인사말은 이제 괜찮지? 내가 더 말해 봤자 별로 재미도 없으니까.”

“괜찮지?”라는 의문형인데 이미 확정되어 있었다.

“괜찮아요!”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 목소리는 얕보기 보다 신뢰하고 있어서 나오는 말,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귀여운 딸과 아들에게 인사하고 싶으면 냉큼 줄을 서줘.”

그렇게 말한 순간 자그마한 웃음과 함께 귀족의 행렬이 생겼다.

다 끝났을 때 솔직히 말해서 지쳤다.

(귀족은 힘들구나)

“글렌, 졸리면 이제 방에 돌아가도 괜찮은데?”

“있을래…….”

대답하면서도 눈꺼풀이 이미 반은 감겼다.

“어머나……. 쉬렴.”

이렇게 말하면서 글렌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글렌은 정말로 잠이 들어버렸다.

“데려가 줘.”

“알겠습니다.”

근처에 있던 메이드에게 글렌을 부탁했다. 제대로 잠들었으니 울 일은 없다.

이런 여자아이에게 머리를 숙여야만 하다니.

나는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해서 일단 전실로 물러났다.

“아가씨, 인사는 대강 끝났으니 이제 방으로 돌아가도 괜찮습니다. 주인님도 무리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루카는 내 머리를 정리하면서 말했다.

아버지는 개인적으로 인사할 사람이 있다고 해서 나와 글렌의 머리를 쓰다듬고 곁에서 떨어졌다.

“글렌이 들어갔으니 나는 조금만 더 있을게.”

“아가씨, 머리 정리가 끝났습니다.”

“응, 고마워.”

“그럼 저는 여기에…….”

이렇게 말하면서 루카는 벽 쪽으로 물러나 있었다.

나는 전실에서 다시 홀로 돌아갔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꽂힌다.

“피곤하지, 루셰.”

“어머, 오라버니.”

시선에 기가 죽을 것 같았던 내게 말을 걸어준 것은 유안 오라버니였다.

유안 오라버니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주스를 건냈다. 붉은 바탕의 슈트가 잘 어울린다.

“수고했어. 피곤하지 않아?”

“조, 조금…….”

“그렇겠지. 평가를 받고, 그런 똑같은 인사말을 끝없이 받고……. 그래도 재미있지.”

“네?”

“우리처럼 어린애에게 다 큰 신사숙녀가 머리를 숙이면서 생글생글생글생글거리고 말야.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와.”

“네…….”

유안 오라버니의 말이 좀 그렇지 않은가 해서 난감한 표정이 나올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아부하는 만큼 기대를 받고 있다는 거야. 우리들도 그에 부응해야겠지.”

“네?”

엄청난 독설을 내뱉나 했는데 마지막 말은 의외였다.

“리스틸 공작가는 이 나라의 검이자 방패야. 국군도 있지만, 국민이 보고 있는 건 우리들이지. 우리들의 행동은 곧 왕가의 행동이 돼. 그러니, 우리들이 그들을 지키는 거야.”

“지킨다…….”

유안 오라버니는 나와 한 살 차이인데 훌륭한 결의가 있다.

(의외다, 유안 오라버니가 리스틸 공작에 어울릴 지도 모르겠어)

“말은 이렇게 했지만. 아직 제 몫을 못 하고 있지. 고우엔에겐 무참하게 당하고.”

“저도 크라우스 스승님에게 항상 지고 있어요.”

“아하하, 나중에 나와 겨뤄 볼래?”

“네!? 역시 못 이길 거예요.”

“실력은 확실하다고 들었는데?”

유안 오라버니는 흥미롭다는 듯이 웃었다.

“어머, 누가 그러던가요?”

누가 그런 정보를 흘린 거냐.

“라스미아 전하를 이겼다고 들었는데?”

“그건 우연이에요. 라스미아 전하의 완력이 강해지면 분명 질 거예요.”

“과연 어떨까. 선왕폐하는 할머니께 진 횟수가 이긴 횟수보다 많았다고 들었는데.”

그건 처음 듣는다. 할머니는 어째서 그런 위업이 많은 걸까.

“할머니는 예외예요.”

“그래. 그건 말이 될 지도 모르겠네.”

둘이 얼굴을 맞대고 웃었다.

그러자, 어디선가 오케스트라 음악이 들려왔다. 신사숙녀가 손을 마주잡고 중앙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아, 댄스가 시작됐어요.”

댄스 연습은 예전부터 하고 있어서 솔직히 말해서 불안하지는 않았지만, 누구와 추게 될지 불안했지.

“음, *백부님께는 죄송하지만……. 루셰 아가씨, 저와 춤을 춰 주시겠습니까? 역시, 처음은 친척끼리 추는 것이 서로 좋지 않을까 하는데.”

“그러네요.”

그렇게 대답하면서 다행이라고 내심 생각했다. 내가 들떠서 유안 오라버니의 손에 손을 올리자, 근처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나, 귀여운 한 쌍이 등장했어요. 잘 어울려요.’

‘사촌지간이지. 리스틸가에서 사이가 좋은 건 좋은 일이야.’

주위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혹시 발을 밟게 된다면 미안해요.”

댄스는 잘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일단 사과해 둔다.

“내 발놀림을 보여 줄 때구나.”

오라버니는 정말로 능숙하게 나를 리드해 줬다.

“잘 하는데.”

“연습한 걸요.”


* * *


“루셰!! 다음은 아빠다!!”

아버지가 눈을 빛내며 내게 팔을 벌려온다.

(어쩔 수 없네……)

유안 오라버니 다음은 아버지와 추기로 했다. 그러나, 리치가 너무 차이나서 스텝 등을 완전히 무시하고 제멋대로 추었다.

“루셰는 춤을 잘 추는구나…….”

“연습한 걸요!”

마지막은 아버지가 나를 안아 올려서 댄스는 끝났다.

유리하고는 아이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떠들었다. 도중에 현기증이 났지만.

“아가씨!! 다음은 나야!!”

기사 차림을 한 라룸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손을 뻗어 왔다. 그 모습은 마치 그림에 나오는 기사였지만, 나는 무심코 수상쩍은 표정을 지었다.

“수상한데.”

“너무하지 않아!?”

“어째서일까, 겉모습은 기사지만……. 왠지 의심스러운데.”

“오늘은 멋 좀 내고 왔는데~”

확실히 오늘의 라룸은 멋지다. 독특한 푸른 머리는 가볍게 묶고, 기사 차림이 가는 몸에 잘 어울린다. 잘 보니 주변의 아가씨들이 볼을 붉히고 있었다.

“어쩔 수 없으니 춤 춰 드릴게요.”

나는 라룸의 손을 잡았다.

“오예!”

라룸은 기쁜 듯이 웃었다. 처음에는 평범했지만, 도중부터 나를 안아 올려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뭔가 있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어!! 어지러워~)

“잠깐!”

“라룸, 이 녀석!!”

들은 기억이 있는 굵은 목소리. 고우엔이다.

고우엔은 우리들이 있는 곳까지 와서 라룸의 머리를 탁 하고 때렸다.

“아파라!”

“당연하지!”

고우엔에게 손을 내밀자, 부끄러운 듯이 나와 춤을 춰 줬다. 내가 안아 주길 바라니 순순히 안아 주기도 했고. 그것을 본 숙부님이 나를 공주님 안기로 안고, 아버지와 쟁탈전을 벌이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아― 즐겁다…….”

조금 춤추고 지친 나는 정원으로 도망쳤다.

밤바람이 무척 기분 좋다.

담장 밖에서도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만세’ 라던가 ‘공자님 만세’ 같은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마을에서도 축제를 하는 모양이에요.”

“어?”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어와서 휙 돌아봤다.

(누구?)

거기에 있는 것은 금발, 녹색 눈동자에 머리가 긴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역자의 말.


*백부 : 아버지의 형, 맏형을 말합니다. 원문은 숙부(아버지의 남동생)로 썼는데 루셰는 큰집이고 유안은 작은집이니 백부로 썼습니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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