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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나는 조용히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 72화 번역

by homaki 2020.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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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 《나는 조용히 사라지기로 했습니다(私はおとなしく消え去ることにします)》 72화입니다.


 공지글에도 써놨지만 전문은 물론이고 일부라도 퍼가는 것은 무조건 금지합니다. 글의 링크를 남기는 것만 허용합니다.


 펌을 발견했을 시 번역문 작성을 그만둡니다.


원본 주소 : https://ncode.syosetu.com/n2321dc/76/

 2019/11/02 03:00 (2019/11/02 19:54 수정)




저자 : 키리에(きり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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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셰 공녀.”

갑작스럽게 말을 걸어온 소년은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나도 따라서 답인사를 했다.

(이 행사장에 이런 사람이 있었나?)

이렇게 아름다운 용모라면 소문을 좋아하는 귀족들이 조용할 리가 없을 텐데.

“왜 그러나요?”

“아뇨, 저, 이름을 물어도 괜찮을까요.”

“아, 그러고 보니……. 제 이름은 제레미아라고 합니다. 오늘은 아버지를 따라왔어요.”

“어머, 그런가요.”

“루셰 공녀의 첫 인사니 꼭 보고 싶어서요.”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는 없으니 어쨌든 수긍하자.

“모처럼인데 저와 춤을 춰 주시겠습니까?”

“저기…….”

(가능하면 더이상 추고 싶지 않아)

나는 난처한 표정으로 내민 손을 봤다.

“괜찮아요, 이곳이라도 상관없어요. 조금만…….”

그렇게 말해버리면 더이상 거절하기는 힘들다.

“조, 조금이라면.”

이렇게 말하고 내민 손을 잡은 순간이었다.

“꺄!”

힘껏 끌려서 안기는 모양이 됐다.

“잠깐.”

“이런, 실례.”

“놓으세……어…….”

나는 눈을 의심했다. 그의 머리는 금발이었을 텐데. 그런데 어째서…… 은색이지……?

“……구혼은 받아 주실 건가요? 조카님(・・・).”

“뭐…….”

귓가에 속삭인 말에 몸이 굳었다.

(어떻게 된 거야……)

“후후.”

그는 움직일 수 없는 나를 잡아당겨서 그대로 춤추기 시작했다.

나는 그대로 움직이면서 눈앞의 소년의 얼굴을 바라본다.

“당신은…….”

그의 머리카락은 완전히 은발이 되었고 눈동자는 자색으로 변했다.

“……이 모습으로는 처음 뵙네요. 내가 가르디아 제국 황제입니다.”

“진짜, 야?”

“물론.”

전에 마주했을 때는 요슈아를 통했다. 나는 가르디아 황제의 얼굴을 몰랐다. 그때부터 그저 괴물같은 인상을 갖고 있었지만, 그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등까지 내려오는 은색 머리를 하나로 묶고, 날카로운 눈이 옅게 웃는 모습은 어딜 봐도 아름다운 소년이었다. 지금은 그때 느꼈던 한기같은 것은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당신 때문에 요슈아는 아이히의 곁에 있을 수 없게 되었고, 아이히는 죽을 뻔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몸이 떨릴 것 같다.

“여기에 뭘 하러 왔어.”

“역시 구혼하려면 본인이 와야 하지 않나 해서. 늦어서 미안해. 얼마 전 낮에 의식을 날려서 보고 있었는데(・・・ ・・・ ・・ ・・・・) 동생이 알아차려서 말이지…….”

여기는 적국인데 전혀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 죽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포위되어도 빠져나갈 자신이 있는 걸까.

(전에 글렌이 울었던 건 그 때문이었나……)

“내게 혼인을 제안한 친서는 진심이야?”

“물론이지.”

“어째서 그런 짓을…….”

“공녀님에게 반했다고 하면, 안 믿겠지. 그런 얼굴 하지마.”

“나는 진지하게 묻고 있어.”

내가 진지하게 묻는데도 전혀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

“네 힘이 필요하니까.”

“내 힘…….”

“그래.”


그러고 보니 그때 국왕폐하는 이렇게 말했다.

“’공간’을 다루는 힘, 그리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신의 힘’, 짐작가는 곳은 있어.”

“네.”

“어머니의 출신에 대해서 들었니?”

“들었어요.”

“그 왕가는 한때 신과 계약했다는 이야기가 있어.”

“신…….”

“특수능력을 가진 사람 ‘발현자’가 많이 있다는 것 같아. 근래에는 그 수가 줄고 있는 것 같지만. 마리아는 힘을 갖지 못한 ‘무능력자’였으니까. 그 인자인가를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공간만이라도 발현했어도 럭키~라고 생각했어.’

잔혹한 가르디아 황제는 그렇게 말했다.

“…….”

“너무 깊게 생각하고 있네.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텐데?”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했다.

“뭐?”

“네가 시집와 주면 전쟁 거는 것을 그만 둬 줄게.”

두근, 심장이 크게 뛰었다.

“전쟁을 걸 셈이었어?”

“그것도 괜찮지 않나 생각 중이야. 아스테리아 왕국은 좋은 위치에 있구나. 알고 있어? 내 제국의 겨울은 매우 혹독해. 항구도시는 얼어서 닫혀. 육로도 어떻게든 눈을 녹이면서 물자를 옮기고 있어.”

“북쪽 대국이 나약한 소리를 다 하네.”

“그만큼 큰일이거든. 아스테리아 왕국은 토지도 바다도 매력적이니까 말이지. 갖고 싶어.”

(생각보다 제대로 된 사고를 하고 있어)

그때는 조금 이상한 느낌이 눈에 띄었지만, 지금은 제대로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나라가 조금이라도 유복해지기 위해 타국의 영토를 뺏는다. 자주 있는 이야기다.

나는 자신을 진정시키듯 숨을 내쉬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 밖에 없어)

“……내가 혼인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없어.”

그 후, 저택 서고를 안내받아 가계도를 받았다. 엄청나게 두꺼웠지만 최근 200년을 확인했다.

(리스틸 공작가 일족은 친족에 이르기까지 외부로 시집보내지 않았어)

무슨 말이냐면, 남편이나 아내를 얻을 때는 전부 성을 리스틸로 변경시켰다.

(그리고 뭐라고 할까…… 자유연애가 많은 것. 들어온 사람의 출신이 이름 아래 쓰여 있는데 ‘사형수’, ‘사형 집행자’, ‘이민족’이라니 대체 뭐야. 가장 많은 것은 ‘귀족’이었지만, 그러고 보니 ‘멸망한 나라의 왕족 자손’같은 것도 있었지)

그러니까 내 결혼 여부는 나 혼자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잠깐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 내가 이 나라를 떠날 생각이었으니, 그게 결혼이라는 형태도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냥 가르디아 제국에 시집가도 내 목숨의 보장은 되지 않고, 애초에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보증도 없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시집가는 건 사절이야)

“……이 자리에서 시집간다고 말해 주면, 당장이라도 데려갈 수 있는데.”

데려간다고 하지 않아도 상대는 적이다, 믿을 수 있겠냐. 나는 내가 처한 상황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조금씩 거리를 두려고 했다.

그 장소를 긴장감이 지배했다.

“내가 당신의 나라에 간다고 해도 아스테리아 왕국의 비옥한 토지와 바다를 포기할 수 있을까? 당신이 전쟁을 걸지 말지 불확실한데 구혼에 대한 답변 같은 걸 마음대로 할 수 없어.”

“할아범들은 포기하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건 어찌되던 괜찮아. 네가 곁에 있어 주기만 하면 돼. 네 바람은 이루어 줄게.”

아까 했던 말은 취소. 역시 좀 이상하다.

“당신은 나를 꽤 높게 평가하고 있구나.”

“뭐 그렇지. 네 힘을 원한다고 한 건 대외적인 이유야. 정말로 원하는 건 너야.”

“나? 무슨 소리야.”

“나와 같은 감각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은 걸.”

“모르겠는데.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감각을 가진 적이 없어.”

“그래?”

대단히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나도 놀란 표정을 보고, 그는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어……. 당신이야말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사람이 벌레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진심으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게 생각할 리 없잖아!”

벌레 같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럼, 이 세계에 있는 자신에게, 힘에 위화감을 느낀 적은 없어?”

“어?”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가르디아 황제를 물끄러미 보고 말았다.

(위화감? 그런 건……)

“…….”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흐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앞으로 끌려갔다.

쪽.

순간 시간이 멈췄다.

(쪽?)

볼에 따뜻한 감촉.

(어? 어어어어어어!!??)

눈앞에는 아름다운 얼굴!

“무, 무슨, 꺄!”

‘무슨 짓이야!’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팔을 뒤로 세게 끌렸다.

“아가씨!”

평소의 루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화난 얼굴.

“네놈, 아가씨께 무슨 짓이냐! 죽여버린다…….”

평소의 루카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위협적인 목소리다.

게다가 나와 가르디아 황제 사이에 두 명의 어른이 가로막고 서 있었다.

“아, 아버지!? 고우엔!?”

뒷모습으로는 알 수 없지만, 아버지도 역시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가르디아 황족을 초대한 기억은 없어…….”

이렇게 말하면서 아버지는 허리춤의 검을 뽑아 칼끝을 가르디아 황제에게 겨눴다.

“안녕하세요, 리스틸 공작. 아니지, 매형?”

가르디아 황제는 뻔뻔하게 웃었다.

“……뭐라고? 네놈, 황제냐?”

매형이라고 불린 아버지가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말씀대로. 이 머리색, 그리고 눈 색을 보면 아시겠지요? 당신의 아내와 소중한 따님과 똑같으니까.”

“……여기에 뭘 하러 왔냐.”

“그야 뻔하죠. 역시 구혼하려면 본인이 와야겠죠.”

“시끄럽다. 이 땅에 발을 들이다니 죽어도 할말 없어.”

고우엔이 검을 쥔 채 한걸음 앞으로 나간다.

“네네. 죽는 건 사양이야. 이제 돌아갈 거니까. 공녀님, 다음에 대답해 줘.”

가르디아 황제는 나를 보며 웃었다.

“닥쳐라, 꼬마!”

고우엔이 소리쳤다.

“시끄럽네. 말하지 않아도 돌아갈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올리니 갑자기 우리들을 향해 무수한 얼음 칼날이 날아왔다.

“어!?”

“칫!”

아버지가 손을 치켜들자 주변을 불이 뒤덮어 얼음 칼날을 녹였다.

얼음의 증발로 인해 생긴 수증기로 주변이 보이지 않게 됐다.

“거기 서라!!”

고우엔이 쫓았지만 거기에는 이미 가르디아 황제의 모습은 없었다.

“칫, 도망쳤나. 고우엔!”

“찾아오겠습니다!”

고우엔은 그리 말하고 건물 쪽으로 달려갔다.

그것을 지켜본 아버지는 나와 눈을 마주쳤다.

“루셰.”

“아, 네, 아버지.”

너무나도 차가운 아버지의 목소리에 등을 펴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런데 끌어안아 줬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무슨 짓 당하지 않았니?”

“네, 괜찮아요.”

나를 안아서 만족했는지 얼굴을 마주보자, 아버지는 화난 듯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하얀 손수건으로 내 볼을 북북 닦는다. 어느 새인가 생글거리는 얼굴이 돼서 조금 무섭다. 그리고 너무 세게 닦아서 아프다.

“아돌프 님, 너무 세게 닦으면 아가씨의 볼에 상처가…….”

“아, 그렇구나. 미안하구나, 루셰.”

“아, 아니에요.”

루카, 잘 말했어.

“……무슨 말을 들었니?”

‘알고 있잖아요’ 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아버지, 가르디아 황제와 저의 연담이 오갔죠. 그에 대해 말했어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아버지는 시선을 돌렸다.

루카는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니…….”

“네. 아직 답은 하지 않으셨죠?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루셰가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버지는 나를 안아 올렸다.

“하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가 없어. 자, 돌아가자.”

아버지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역자의 말.


흠...

흐음...


Joshua는 요슈아, Jeremiah는 제레미아...


원문 등록 날짜를 보니 번역을 시작할쯤 올라온 글을 따라잡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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